이름난 투자자가 어떤 종목을 담았다는 소식만큼 마음을 흔드는 게 없어요. '저 사람 판단이라면 믿을 만하지 않을까' 싶어지죠. 그런 소식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대부분 13F라는 공시에서 나와요. 일정 규모 이상을 굴리는 큰 기관은 자기가 무슨 주식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를 정해진 때마다 공개해야 하거든요. 덕분에 우리는 큰손의 카드를 합법적으로 엿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창에는 아주 중요한 조건이 하나 붙어 있어요. 그 조건을 모르고 보면 창이 아니라 함정이 돼요. 오늘은 창과 함정을 같이 볼게요.
먼저 13F가 무엇인지부터요. 미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은, 분기가 끝날 때마다 자기가 보유한 주식 목록을 감독기관에 제출해요. 이 서류가 13F예요. 그리고 이 내용은 일반에 공개돼요.
그러니까 우리는 유명한 헤지펀드나 큰 운용사가 지난 분기 말에 어떤 종목을 새로 담았는지, 무엇을 줄였는지, 무엇을 통째로 팔았는지를 목록으로 볼 수 있어요.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큰손의 포트폴리오를 훔쳐보는 게 아니라, 제도가 열어 준 창으로 당당히 들여다보는 거예요. 여기까지는 분명한 쓸모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