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숫자가 있어요. 매출이에요. "작년에 얼마 벌었대?" 큰 숫자가 나오면 왠지 튼튼한 회사 같고, 작으면 불안해 보이죠. 그런데 매출은 '들어온 돈'일 뿐이에요. 들어온 돈이 많다고 남는 돈도 많은 건 아니에요. 100억을 팔았어도 그걸 만드는 데 95억이 들었다면, 손에 쥐는 건 5억이에요. 오늘은 매출이라는 큰 숫자 뒤에 숨어서, 정작 회사의 체력을 말해 주는 조용한 숫자 하나를 꺼내 볼게요.
가상의 두 회사를 세워 볼게요. 둘 다 1년에 100억을 팔았어요. 매출만 보면 쌍둥이예요.
A 회사는 물건을 떼다 파는 곳이에요. 100억을 팔려고 물건값으로 80억을 썼어요. 팔고 남은 건 20억이에요.
B 회사는 한 번 만든 프로그램을 복사해서 파는 곳이에요. 100억을 파는 데 든 원가가 20억이에요. 팔고 남은 건 80억이고요.
매출은 똑같이 100억인데, '팔고 남은 몫'이 A는 20억, B는 80억이에요. 네 배 차이예요. 겉에 붙은 매출은 같아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완전히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