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사람들에게 복권을 나눠 줄 때, 번호를 직접 고르게 하면 그냥 받은 사람보다 자기 복권을 더 비싸게 팔려고 한대요. 당첨 확률은 똑같은데도요.
번호를 내 손으로 골랐다는 것만으로, '내가 이 결과에 얼마쯤 관여했다'는 느낌이 생기는 거예요. 사실 그 복권은 내가 뭘 하든 확률이 변하지 않는, 순전히 우연의 종이인데 말이죠. 이렇게 통제할 수 없는 일을 '내가 좀 다스릴 수 있다'고 느끼는 마음을 통제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불러요. 오늘은 이 착각이 투자에서 어떤 손을 만드는지 따라가 볼게요.
통제 착각을 키우는 조건이 몇 가지 있어요. 그중 하나가 '내가 직접, 자주 손을 대는' 거예요.
차트를 자주 열어 보고, 지표를 여러 개 켜 두고, 사고파는 버튼을 자주 누를수록 '나는 이 종목을 다루고 있다'는 감각이 진해져요. 손이 바쁠수록 결과도 내가 만든 것처럼 느껴지죠.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내가 실제로 정할 수 있는 건 '살지 팔지, 얼마에 걸지'뿐이에요. 그 뒤에 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수많은 사람의 판단과 우연이 섞여 정해져요.
다시 말해 내 손이 닿는 자리와, 결과가 정해지는 자리는 서로 달라요. 그런데 손을 많이 움직일수록 이 둘의 경계가 흐려져서, 통제 밖의 결과까지 내가 다스리는 것처럼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