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이야기 하나로 시작할게요. 어떤 회사가 있어요. 실적 발표에서 이익이 잘 났다고 했어요. 장부는 분명히 흑자예요. 그런데 정작 회사는 직원 월급 줄 현금이 빠듯하다고 해요.
말이 안 되는 것 같죠? 이익이 났으면 돈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이런 일은 회계에서 실제로 일어나요. 장부에 찍힌 '이익'과 통장에 실제로 들어온 '현금'이 애초에 다른 숫자이기 때문이에요. 오늘은 이 어긋남의 정체를 풀어 볼게요. 정체를 알고 나면, 실적 뉴스가 조금 다르게 읽혀요.
가장 흔한 범인은 '외상'이에요. 예를 들어 볼게요.
한 회사가 물건 100어치를 팔았어요. 그런데 손님이 "돈은 석 달 뒤에 줄게요" 하고 외상으로 가져갔다고 해 봐요. 회계에서는 이 순간 매출 100이 잡히고, 이익도 그에 맞춰 장부에 올라가요. 물건을 넘긴 시점에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통장을 보면요? 아직 현금은 한 푼도 안 들어왔어요. 석 달 뒤에나 들어오죠. 그러니 장부엔 이익이 찍혔는데 통장은 비어 있는 상황이 벌어져요. 팔긴 팔았지만 돈은 아직 못 받은 거예요. 이 외상값이 쌓이면, 장부는 계속 흑자인데 회사는 현금이 말라 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