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이 퍼지면서 가장 먼저 흔들린 건 눈에 잘 보이는 것들이었어요. 약을 만드는 제약 회사가 주목받았고, 식욕이 줄면 사람들이 덜 사 먹을까 봐 과자·탄산음료 같은 식품 회사가 걱정 어린 눈길을 받았죠.
이게 첫 번째 물결이에요. '약이 잘 팔리면 누가 웃고, 사람들이 덜 먹으면 누가 울까'라는 이야기요. 여기까진 많이 다뤄졌어요. 그런데 물결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요. 첫 물결이 지나간 자리 뒤로, 덜 눈에 띄지만 못지않게 넓은 두 번째 물결이 밀려와요. 오늘은 그 두 번째 물결을 볼 거예요. 첫 물결(약·식품)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요.
두 번째 물결을 보려면 시선을 약 자체에서 그 약을 둘러싼 과정으로 옮겨야 해요. 약 한 방이 팔리려면 그 뒤에 여러 손이 붙거든요.
많은 비만약은 알약이 아니라 몸에 찌르는 주사예요. 그럼 그 주사를 놓을 도구가 필요해요. 또 그 약을 대량으로 만들어 줄 공장이 필요하고, 온도를 지키며 옮길 물류가 필요하고, 약이 잘 듣는지 확인할 검사가 필요하죠.
즉 약이 많이 팔린다는 건, 약 자체만 많이 팔리는 게 아니라 그 약에 딸린 과정 전부가 같이 커진다는 뜻이에요. 이 딸린 것들이 두 번째 물결의 주인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