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경영진 뜻과 상관없이 손에 넣으려는 시도가 있어요. 이걸 흔히 '적대적 인수'라고 불러요. 누군가 조용히, 혹은 대놓고 지분을 사 모아 회사의 주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거예요.
노려지는 회사 입장에선 방어가 필요해요. 그런데 이미 삼키려는 쪽이 지분을 크게 모은 뒤엔 막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회사들은 '아직 삼켜지기 전에' 미리 방어 장치를 심어 둬요.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게 오늘의 주제, 포이즌필이에요. 우리말로는 '독약 조항'쯤 돼요. 이름부터 심상치 않죠.
포이즌필의 핵심은 '방아쇠'예요. 미리 조건을 걸어 둬요.
"누군가 우리 회사 지분을 정해 둔 선(예를 들면 일정 비율) 넘게 사들이면, 그 순간 이 장치가 발동한다." 이렇게 정해 놓는 거예요. 평소엔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그냥 숨어 있는 장치일 뿐이에요.
그런데 삼키려는 쪽이 지분을 야금야금 모으다 그 선을 넘는 순간, 장치가 '펑' 하고 터져요. 미리 심어 둔 독약이 그제야 퍼지는 거예요. 그래서 포이즌필은 몰래 크게 사들이는 걸 막는 장치예요. 조용히 선을 넘으면 오히려 자기 발등을 찍게 만들어 두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