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나 뉴스에 목표주가가 뜨면 눈길이 확 가요. '목표주가 얼마'라고 딱 떨어지는 숫자로 적혀 있으니까요. 등급이 '사라·팔라'처럼 방향을 말한다면, 목표주가는 '이 종목이 이쯤 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값을 찍어 줘요.
숫자가 또렷하니 왠지 더 믿음직해 보여요. 방향만 있는 것보다 정확한 값이 있으니, 마치 정해진 목적지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목표주가를 '앞으로 여기까지 오른다는 약속'처럼 받아들여요.
그런데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어요. 숫자가 또렷하다는 게 그 숫자가 확실하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딱 떨어지는 숫자일수록, 그 뒤에 숨은 '어떻게 그 값이 나왔는가'를 놓치기 쉬워요.
목표주가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계산으로 만들어져요. 아주 단순하게 원리만 보면 이래요. 먼저 이 회사가 앞으로 얼마쯤 벌지를 추정해요. 그다음, 그 벌이에 시장이 몇 배쯤 값을 쳐 줄지를 정해요. 이 둘을 곱하면 대략의 목표 값이 나와요.
가상의 예로 감을 잡아 볼게요. 어떤 회사가 앞으로 한 주당 10을 벌 것 같다고 추정하고, 여기에 시장이 15배를 쳐 줄 거라고 보면, 목표주가는 대략 150이 돼요. 그런데 만약 벌이를 12로 잡거나, 배수를 20으로 잡으면 숫자는 확 달라지죠.
즉 목표주가라는 하나의 깔끔한 숫자는, 사실 '얼마 벌 것 같다'와 '몇 배 쳐 줄 것 같다'는 두 개의 짐작을 곱한 결과예요. 짐작이 바뀌면 결과도 통째로 바뀌어요. 겉은 확정된 숫자처럼 보여도, 속은 가정 위에 얹힌 값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