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해를 하나 풀고 시작할게요. 외상으로 파는 건 잘못된 게 아니에요. 기업끼리의 거래는 대부분 그 자리에서 현금을 주고받지 않아요. 물건을 먼저 넘기고 "다음 달 말에 정산하시죠" 하는 식이 표준이에요. 이렇게 넘겼지만 아직 못 받은 대금을 회사는 장부에 자산으로 적어 둬요. 받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이 받을 돈의 이름이 매출채권(accounts receivable)이에요. 그러니 매출채권이 있다는 것 자체는 지극히 정상이에요. 문제는 이 숫자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서 시작돼요.
핵심은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속도를 비교하는 거예요. 하나는 매출, 하나는 매출채권이에요.
장사가 커지면 못 받은 외상값도 어느 정도 같이 느는 게 자연스러워요. 많이 팔았으니 깔린 외상도 많아지는 거죠. 그래서 매출과 매출채권이 비슷한 속도로 함께 늘면 대체로 무난해요.
그런데 매출은 조금 늘었는데 매출채권이 그보다 훨씬 빠르게 부풀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판 것에 비해 못 받은 돈이 불균형하게 쌓인다는 뜻이거든요. 이 어긋난 속도가 오늘 눈여겨볼 신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