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미국이 잘나가는 그림이 떠올라요. 자기 나라 돈이 세졌다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어요. 미국 대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때, "강달러가 실적에 부담이 됐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와요.
돈이 세졌는데 그 나라 기업이 아프다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죠. 여기엔 미국 큰 회사들의 사정이 숨어 있어요. 이 회사들은 미국에서만 장사하지 않거든요. 세계 곳곳에서 각 나라 돈으로 물건을 팔아요. 오늘은 그 해외에서 번 돈을 '달러로 옮겨 적을 때' 벌어지는 역설을 꺼내 볼게요.
먼저 그림을 하나 그려요. 미국의 큰 회사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미국 밖에서 벌어요. 유럽에선 유로로, 일본에선 엔으로, 여러 나라에서 그 나라 돈을 받으며 물건을 팔죠.
그런데 회사가 실적을 발표할 땐 이 돈을 전부 한 가지 통화로 모아서 적어야 해요. 미국 회사니까 기준은 달러예요. 유럽에서 번 유로, 일본에서 번 엔을 전부 달러로 바꿔서 "우리 이번 분기 매출은 얼마"라고 정리하는 거예요.
여기가 핵심이에요. 회사가 실제로 손에 쥔 건 유로고 엔인데, 장부에 적는 건 달러예요. 그 사이에 환율이라는 환산 과정이 한 번 끼어요. 그리고 이 환산이 강달러일 때 회사를 아프게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