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기본 그림은 이래요. 물건을 떼 오려면 공급사에 돈을 주고, 그 물건을 손님에게 팔아 돈을 받아요. 사서, 팔고, 남기죠.
그런데 이 그림에서 '돈을 언제 주고받느냐'의 순서를 살짝 바꾸면 전혀 다른 일이 벌어져요. 어떤 회사는 손님한테는 물건을 팔자마자 바로 돈을 받고, 공급사한테는 물건값을 한참 뒤에 줘요. 받는 건 빠르게, 주는 건 느리게. 이 순서 하나가 회사의 자금 형편을 바꿔 놔요.
순서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손님 돈은 벌써 들어왔는데, 공급사에 줄 돈은 아직 안 나갔어요. 그 사이 기간 동안, 회사 통장엔 곧 공급사에 줘야 할 돈이 잠시 머물러요.
이 돈은 엄밀히 말하면 회사 것이 아니에요. 공급사에 갚을 돈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안 갚은 동안엔 회사 손안에 있어요. 그리고 장사가 계속 돌아가는 한, 한쪽에서 공급사에 돈을 갚아 나가도 다른 쪽에서 새 매출이 들어와요. 그래서 이 '잠시 머무는 돈'은 마르지 않고 늘 어느 정도 고여 있게 돼요. 회사는 이 고인 돈을 급전 걱정 없이 사업에 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