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를 예로 들어 볼게요. 운동화를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커다란 공장, 줄지어 선 기계, 원단이 쌓인 창고가 떠올라요. 그런데 세상에는 운동화를 팔면서도 공장을 한 채도 안 가진 회사가 있어요. 디자인을 하고 이름을 붙이는 일만 자기가 하고, 실제로 꿰매는 일은 다른 나라 공장에 맡기는 거죠.
같은 운동화 산업 안인데 한쪽은 설비를 잔뜩 지고, 한쪽은 설계와 브랜드만 가벼이 쥐어요. 이 무게 차이가 회사의 걸음걸이를 완전히 바꿔요. 오늘은 이 '짐의 무게'라는 눈으로 회사를 나눠 볼게요.
회사가 지고 가는 짐을 두 갈래로 세워 두고 보면 성격이 선명해져요.
자산중후(asset-heavy)는 공장·기계·건물처럼 크고 비싼 설비를 많이 짊어진 체질이에요. 물건을 직접 만드는 힘과 품질을 손안에 두는 대신, 그 설비를 사고 유지하는 데 큰돈이 계속 들어가요. 짐이 무거운 만큼 발걸음이 신중하죠.
자산경량(asset-light)은 그 무거운 것들을 되도록 남에게 맡기고, 자기는 설계·브랜드·고객처럼 가벼운 것만 쥐는 체질이에요. 만드는 일은 밖에 맡기니 큰 설비가 없어요. 짐이 가벼워 발이 빨라요.
한쪽은 짐을 지고 힘 있게, 한쪽은 짐을 덜고 날렵하게 — 같은 길을 걷는 두 걸음걸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