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본다고 해 볼게요. 그 화면은 어떤 길을 지나 우리 눈앞까지 올까요. 많은 분이 '하늘의 위성을 거쳐 온다'고 짐작해요. 무선으로 하늘을 나는 그림이 자연스러우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대륙과 대륙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의 대부분은 하늘이 아니라 바다 밑을 지나요. 바다 밑바닥에 깔린 굵은 케이블을 타고, 빛의 형태로 대양을 건너오는 거예요. 우리가 누른 영상, 보낸 메시지, 접속한 해외 서버가 다 이 길을 지나요.
오늘은 이 바다 밑 케이블 이야기예요. 하늘도, 데이터센터 안도 아닌, 대륙과 대륙 사이의 깊은 바다를 잇는 선의 이야기죠.
무선으로 하늘을 나는 게 더 편할 것 같은데, 왜 굳이 바다 밑에 무거운 케이블을 깔까요.
대륙을 건널 만큼 먼 거리에서, 아주 많은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나르는 데는 케이블이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바다 밑 케이블 안에는 앞서 이야기한 그 빛의 길, 광섬유가 들어 있어요. 이 길로 빛을 실어 보내면 어마어마한 양을 한꺼번에, 흐림 없이 나를 수 있어요.
하늘을 도는 방식은 케이블이 닿지 않는 곳을 잇는 데 요긴하지만, 대양을 건너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째로 감당하기엔 케이블 쪽이 더 든든해요. 그래서 대륙 간 데이터의 큰길은 여전히 바다 밑이에요. 하늘은 케이블이 못 닿는 곳을 메우는 또 다른 길이고요. 둘은 경쟁이라기보다 역할이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