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뉴스에서 가장 힘이 센 문장 중 하나는 이거예요. "누구누구가 이 회사를 샀다." 이름 있는 투자자, 큰 기관, 유명한 애널리스트의 이름이 붙는 순간, 그 뒤에 어떤 근거가 있는지는 잘 안 보이고 '이름'만 크게 남아요.
왜 이 한마디가 이렇게 셀까요. 우리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문제 앞에서,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의 판단에 기대는 습관이 있어요. 이건 대체로 쓸모 있는 지름길이에요. 의사의 말을 따르고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는 건 합리적이니까요. 문제는 이 지름길이 투자에서 종종 '검증을 건너뛰는 통로'로 바뀐다는 데 있어요.
여기서 짚어야 할 게 있어요. 누가 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근거가 아니에요. 그건 '이 사람이 이 판단을 내렸다'는 정보일 뿐, '왜 그 판단이 옳은가'에 대한 설명은 아니거든요.
권위에 기댈 때 우리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거예요. "저 사람은 똑똑하다 → 저 사람이 샀다 → 그러니 이건 좋은 결정이다." 가운데에 있어야 할 '이 회사가 왜 좋은가'라는 칸이 통째로 비어 있어요. 그 빈칸을 '이름'이 대신 채워요. 판단의 근거를 확인한 게 아니라, 판단하는 사람을 믿기로 한 것뿐인데도 마치 검증을 마친 것처럼 마음이 편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