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하나 던져 볼게요. 어떤 위험이 더 흔할까요. 여행지에서 겪을 큰 사고일까요, 아니면 집 안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일일까요. 많은 사람이 머릿속에 극적인 장면이 먼저 떠오르는 쪽을 더 흔하다고 느껴요. 실제 빈도와 상관없이요.
우리는 어떤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셀 때, 자료를 뒤지지 않아요. 대신 그 일이 얼마나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지로 어림잡아요. 생생한 장면, 최근 크게 보도된 사건일수록 쉽게 떠오르고, 그러면 '이건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느껴요. 반대로 조용하고 밋밋한 위험은 잘 안 떠올라서 '드문 일'처럼 느껴지고요.
이게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에요. 판단의 잣대가 '실제 빈도'가 아니라 '떠오르는 쉬움'으로 바뀌는 거예요.
이 착각이 시장에서 특히 세게 작동하는 이유가 있어요. 뉴스 때문이에요.
뉴스는 조용한 것보다 시끄러운 것을, 서서히 나빠지는 것보다 갑자기 터진 것을 다뤄요. 그게 뉴스의 일이니까요. 그래서 어떤 위험이 크게 보도되면 우리 머릿속에 반복해서 그 장면이 새겨져요. 자주 떠오르니 자주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고, 실제보다 훨씬 큰 위험으로 부풀어 보여요.
반대로 뉴스에 잘 안 나오는 위험은 존재감이 없어요. 천천히 쌓여 가는 부담, 조용히 벌어지는 구조 변화 같은 건 머릿속에 그림으로 잘 안 남아요. 그래서 실제로는 더 중요할 수 있는데도 작게 느껴지거나 아예 안 보여요. 시끄러움과 크기가 뒤섞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