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있지만, 아주 천천히·그러나 거의 틀림없이 흘러가는 것도 있어요. 인구가 그래요.
올해 태어난 아이 수, 올해 예순이 된 사람 수는 이미 정해져 있어요. 내년도, 그 뒤 몇 년도 어느 정도 그림이 나와 있죠. 그래서 인구는 미래를 비교적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드문 흐름이에요.
그 인구가 지금 많은 나라에서 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아이는 덜 태어나고, 어르신은 늘어나는 방향이요. 전체로 보면 나라의 나이가 서서히 올라가는 거예요.
이 느린 흐름을 시간축 위에 길게 펼쳐 놓고 보면, 산업의 지형이 어떻게 바뀌는지가 보여요. 오늘은 그 지형을 따라가 볼게요.
왜 인구 나이가 산업을 흔들까요. 사람은 나이에 따라 돈 쓰는 곳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있는 집은 기저귀·분유·장난감·학원에 돈을 써요. 젊은 층은 집을 마련하고 살림을 꾸리는 데 크게 쓰고요. 나이가 들면 씀씀이의 무게가 병원·약·건강·여가 쪽으로 옮겨 가요.
이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삶의 단계예요. 각 나이대가 자연스레 손이 가는 곳이 다른 거죠.
그러니 한 나라 안에 어느 나이대가 많아지면, 그 나이대가 손대는 곳으로 돈이 더 흐르고 다른 곳은 줄어요. 나라 전체가 늙는다는 건, 나라 전체의 씀씀이가 어르신 쪽 무게로 서서히 기운다는 뜻이에요. 사람들의 나이가 곧 나라의 지갑이 향하는 방향을 바꾸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