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떠올려 볼게요. 오늘 손님이 북적여도 내일 자리가 찰지는 아무도 몰라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손님을 새로 맞아야 하죠. 대부분의 장사가 이래요. 미래가 하얀 백지예요.
그런데 어떤 장사는 다음 달, 내년, 내후년 손님이 이미 예약돼 있어요. 큰 배를 짓는 조선소가 그래요. 배 한 척은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리니, 주문을 받은 순간 앞으로 몇 년 치 일감이 확정돼요. 오늘은 이렇게 '미래가 미리 예약된' 회사들의 셈법을 이야기할게요. 그 예약 명단에 붙은 이름이 바로 수주잔고예요.
수주잔고(backlog)는 말 그대로 '이미 받아 놓았지만 아직 다 못 끝낸 주문'이에요. 계약은 맺었는데 물건은 아직 만드는 중이라, 앞으로 매출로 잡힐 일감이 쌓여 있는 거죠.
공연장으로 비유하면 좌석 예약표 같아요. 오늘 공연은 이미 끝났어도, 다음 달·석 달 뒤 공연의 예약석이 얼마나 찼는지를 보면 앞으로 들어올 돈이 어느 정도 그려져요. 예약석이 꽉 차 있으면 그만큼 미래 매출이 든든하게 잡혀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배·비행기·큰 건물처럼 짓는 데 오래 걸리는 물건을 파는 회사에서는, 이 수주잔고가 회사의 앞날을 미리 비추는 지도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