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 부채비율은 회사가 빚을 '얼마나' 졌는지를 봤어요. 밑천의 뼈대를 보는 숫자였죠. 그런데 빚에는 금액 말고 하나가 더 붙어 있어요. 갚아야 할 '때'예요.
같은 100만큼의 빚이라도, 10년 뒤에 갚아도 되는 빚과 당장 다음 달에 갚아야 하는 빚은 무게가 완전히 달라요. 아무리 알짜 회사라도 눈앞에 닥친 빚을 못 갚으면 그 자리에서 멈춰요. 흑자를 내면서도 당장 쥔 돈이 없어 쓰러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건 이 때문이에요.
그래서 필요한 게 시간의 렌즈예요. "곧 갚아야 할 빚을, 곧 손에 들어올 돈으로 감당할 수 있나?" 이 질문에 답하는 숫자가 오늘의 유동비율이에요.
유동비율의 '유동'이라는 말이 낯설죠. 뜻은 이래요. 회계에서는 대략 1년을 기준으로 선을 그어요. 1년 안에 현금이 될 자산을 유동자산,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을 유동부채라고 불러요.
유동자산에는 이미 쥔 현금, 곧 들어올 외상값, 팔면 돈이 될 재고 같은 게 들어가요. '가까운 미래에 돈이 될 것들'이에요. 유동부채에는 곧 갚을 외상, 단기로 빌린 돈처럼 '가까운 미래에 나갈 것들'이 들어가고요.
유동비율은 이 둘을 견줘요. 1년 안에 손에 들어올 돈을, 1년 안에 나가야 할 돈으로 나누는 거예요. 시간이라는 마감선을 딱 1년으로 그어 놓고, 그 안에서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의 균형을 보는 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