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어 볼게요.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 회사 주가도 같이 오를 거라 생각하기 쉬워요. '기름을 다루는 회사니까 기름값이 오르면 좋겠지' 하는 거죠.
그런데 정유사는 원유를 캐서 파는 회사가 아니에요. 원유를 사 와서 휘발유·경유로 바꿔 파는 회사예요. 사 오는 쪽이라면, 원료값이 오르는 건 오히려 비용이 오르는 일이에요. 문제는 여기서 시작돼요. 산 값이 오를 때 판 값도 같이 올라 주지 않으면, 유가가 올라도 회사는 웃지 못해요.
숫자로 그려 볼게요. 전부 가상의 값이에요.
원유 한 통을 100에 사 왔다고 해 봐요. 그걸 가공해서 휘발유로 만들어 120에 팔았어요. 그럼 이 회사가 손에 쥐는 건 그 사이의 20이에요. 원료값이 100이든 50이든, 중요한 건 판 값과 산 값 사이가 얼마나 벌어졌느냐예요.
이번엔 원료값이 130으로 뛰었다고 해 봐요. 유가가 올랐죠. 그런데 시장 사정 때문에 가공품은 여전히 135밖에 못 받아요. 그럼 벌어진 폭은 5로 확 줄어요. 유가는 올랐는데 회사가 남기는 건 오히려 쪼그라든 거예요. 반대로 원료값이 내려도 제품값이 더 많이 내리면 폭은 줄어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