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자료를 들여다보면 이상한 걸 발견할 때가 있어요. 한 주당 이익, 즉 EPS가 하나가 아니라 두 개 나란히 적혀 있거든요. 숫자도 조금 달라요. 하나가 살짝 크고, 옆의 하나가 살짝 작아요.
앞의 큰 숫자는 기본 EPS예요. 지금 발행돼 있는 주식 수로 이익을 나눈 값이죠. 지난 편에서 본 그 EPS예요. 그런데 그 옆에 왜 더 작은 숫자가 하나 더 붙어 있을까요.
그건 회사가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주식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갖고 있어서예요. 그게 나중에 진짜 주식으로 바뀌면 나누는 주식 수가 늘어나요. 그 경우를 미리 계산해 본 값이 옆에 붙은 작은 숫자, 희석 EPS예요.
'앞으로 주식이 될 수 있는 것'이란 뭘까요.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스톡옵션이에요. 회사가 임직원에게 '나중에 정해진 값으로 우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준 거죠. 지금은 권리일 뿐이지만, 이 권리를 행사하면 회사는 새 주식을 찍어 내줘야 해요. 그만큼 주식 수가 늘어요.
다른 하나는 전환사채예요. 겉으로는 회사가 빌린 돈, 즉 빚인데 '원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요. 채권을 가진 쪽이 주식으로 바꾸겠다고 하면, 역시 새 주식이 생겨요.
둘 다 공통점이 있어요. 지금 당장은 주식이 아니지만, 특정 조건이 되면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주식 대기표'라는 점이에요. 이 대기표들이 실제 주식이 되는 날, 나누는 사람 수가 늘어나 한 주 몫이 얇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