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에서 '흑자'라는 두 글자가 나오면 마음이 놓여요. 회사가 돈을 벌었다는 뜻이니까요. 반대로 '적자'가 나오면 불안하고요.
그런데 흑자는 '얼마를 벌었나'만 말해 줄 뿐, '어떻게 벌었나'는 말해 주지 않아요. 이 '어떻게'가 빠진 흑자는 반쪽짜리 정보예요. 오늘은 같은 크기의 흑자라도 그 안을 뜯어 보면 전혀 다른 두 얼굴이 나온다는 이야기예요. 흑자를 '결과'가 아니라 '출처'로 보는 연습이에요.
회사 이야기 전에, 우리 삶으로 가져와 볼게요. 이번 달 통장에 300만 원이 들어왔다고 해 봐요.
첫 번째 경우, 그 300은 매달 받는 월급이에요. 다음 달에도, 그다음 달에도 비슷하게 들어올 돈이에요.
두 번째 경우, 그 300은 안 쓰던 물건이나 물려받은 것을 한 번 팔아 만든 돈이에요. 이번 달엔 통장에 찍혔지만, 다음 달엔 다시 들어오지 않아요.
통장 숫자는 똑같이 300이에요. 하지만 이 둘의 무게는 전혀 달라요. 앞의 300은 '앞으로도 벌 힘'을 보여 주고, 뒤의 300은 '이번 한 번의 사정'을 보여 줘요. 회사의 흑자도 똑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