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상황 하나를 그려 볼게요. 한 방 안 사람들 절반에게 똑같은 머그컵을 하나씩 나눠 줘요. 그리고 컵을 받은 사람에겐 "얼마면 팔겠어요?", 못 받은 사람에겐 "얼마면 사겠어요?"라고 물어요.
같은 컵인데도 답이 갈려요. 컵을 가진 사람이 부르는 '팔 값'이, 컵이 없는 사람이 부르는 '살 값'보다 대체로 높게 나와요. 컵의 성능이 바뀐 것도,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니에요. 딱 하나 달라진 건 '이 컵이 내 것인가'예요. 내 것이 되는 순간, 머릿속에서 값이 슬쩍 올라가요.
이게 소유효과(endowment effect)예요. 소유 그 자체가 물건의 값을 부풀려 보이게 만드는 거예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몇 가지 결이 얽혀 있어요.
하나는 손에서 무언가를 내보내는 일이 얻는 일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같은 컵이라도 '얻는 기쁨'보다 '잃는 아쉬움'이 더 무겁게 다가와요. 그래서 팔 때는 그 아쉬움을 메울 만큼 값을 높게 불러요.
다른 하나는 정이 든다는 거예요. 내 것이 되면 그것과 얽힌 기억과 기대가 붙어요. 주식이라면 "내가 고심해서 고른 종목", "오르길 기다린 시간"이 값에 얹혀요. 그 얹힌 감정은 남에겐 안 보이지만 나에겐 진짜 값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남이 매기는 값과 내가 매기는 값 사이에 틈이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