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음료 코너를 떠올려 볼게요. 익숙한 빨간 라벨의 콜라 옆에, 성분도 맛도 비슷한 이름 없는 콜라가 더 싸게 놓여 있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굳이 익숙한 쪽을 집어요. 몇백 원 더 내면서요.
운동화 매장도 비슷해요. 비슷하게 생긴 신발인데, 익숙한 로고가 박힌 쪽이 더 비싸도 잘 팔려요. 이상하죠. 물건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데 값은 차이가 나고, 그런데도 비싼 쪽이 팔려요. 이 익숙한 장면 안에, 오늘 이야기할 회사의 힘이 숨어 있어요.
왜 사람들은 비싼 쪽을 고를까요. 물건만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낯선 이름의 물건을 살 땐 마음 한구석에 물음표가 있어요. 맛이 이상하진 않을까, 금방 망가지진 않을까. 그런데 오래 봐 온 이름은 그 물음표를 지워 줘요. '이 이름이면 최소한 실망은 안 하겠지'라는 믿음이요. 그 믿음이 몇백 원, 몇만 원의 값어치를 해요.
그러니까 우리는 콜라 한 캔을 살 때 음료와 함께 '안심'을 사고, 운동화를 살 때 신발과 함께 '이 로고를 신는 나'라는 느낌까지 사요. 이름은 그 안심과 느낌을 담는 그릇이에요. 물건은 베낄 수 있어도, 사람들 머릿속에 오래 쌓인 이 믿음은 하루아침에 못 베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