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회사 뉴스를 보면 자주 나오는 문장이 있어요. "핵심 인재를 붙잡으려고 스톡옵션을 넉넉히 부여했다." 얼핏 반가운 소식이에요. 회사가 사람에 투자한다는 뜻이고, 직원도 주식을 받으면 주인의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할 테니까요.
그런데 같은 기사 아래쪽엔 종종 '주식 희석'이라는 서늘한 말이 함께 놓여요. 물에 잉크를 떨어뜨렸을 때 색이 옅어지는 그 '희석'이에요. 회사는 잘나가는데, 내가 가진 한 주는 어쩐지 옅어진다니 이상하죠. 오늘은 스톡옵션이라는 보상이 어떻게 내 지분을 얇게 만드는지, 그 산수를 하나씩 뜯어볼게요.
먼저 말부터 풀어 볼게요. 스톡옵션은 회사가 직원에게 주는 '약속'이에요. "나중에 우리 주식을 미리 정해 둔 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줄게"라는 약속이죠. 지금 당장 주식을 주는 게 아니라, 훗날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에 살 수 있는 표를 손에 쥐여 주는 거예요.
회사 주가가 그 정해 둔 값보다 오르면, 직원은 싼값에 사서 비싸게 팔 수 있어요. 그래서 직원은 회사 주가가 오르길 바라며 더 열심히 일하게 되죠. 회사 입장에서도 좋아요. 지금 당장 큰 현금을 월급으로 쓰지 않고도, '미래의 주식'으로 인재에게 보상할 수 있으니까요. 비슷한 방식으로 요즘은 조건을 채우면 주식을 그냥 주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도 많이 써요. 이름은 달라도 '새 주식으로 보상한다'는 뼈대는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