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비싼지 싼지 볼 때 가장 많이 꺼내는 잣대가 있어요. 주가를 한 주가 벌어들인 이익으로 나눈 값, PER이에요. '지금 값이 벌이의 몇 배냐'를 묻는 자죠.
그런데 이 자에는 약점이 하나 있어요. 나눌 이익이 있어야 쓸 수 있다는 거예요. 아직 적자인 회사, 갓 사업을 키우느라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은 회사에 PER을 대면 어떻게 될까요. 나누는 아래 칸이 마이너스거나 0에 가까워서, 계산 자체가 이상해져요. '벌이의 몇 배'라는 질문이 성립을 안 하는 거예요.
문제는, 세상엔 아직 못 버는데도 시장이 큰 몸값을 매긴 회사가 많다는 점이에요. 이런 회사를 재려면, PER과는 다른 자가 필요해요.
손익계산서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요. 맨 위에 매출이 있고, 거기서 원가와 여러 비용을 하나씩 빼 내려가다가 맨 아래에 이익이 남아요. 그래서 매출을 '탑라인(맨 윗줄)', 이익을 '보텀라인(맨 아랫줄)'이라고 불러요.
적자 회사는 맨 아랫줄이 아직 마이너스예요. 하지만 맨 윗줄, 매출은 멀쩡히 있어요. 물건이든 서비스든 팔고는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래 칸이 비었을 땐, 시선을 위 칸으로 올려요. 이익 대신 매출로 몸값을 재는 자, 그게 오늘의 주인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