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면을 떠올려 볼게요. 지켜보던 회사의 주가가 마침 마음에 드는 자리까지 내려왔어요. 사고 싶어요. 그런데 손가락이 버튼 위에서 멈춰요. "샀는데 내일 더 빠지면 어떡하지." 그 한 문장이 손가락을 붙잡아요.
반대편도 똑같아요. 오래 들고 있던 주식을 이쯤에서 정리할까 싶어요. 그런데 또 멈춰요. "팔았는데 팔자마자 오르면 어떡하지." 사는 것도 파는 것도, 하고 나서 반대로 흘러가는 장면이 먼저 떠올라요.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안 눌러요. 오늘은 이 멈칫하는 순간의 정체를 이야기해 볼게요.
가만 보면 두 상황의 손익은 비슷해요. 사고 나서 10만큼 빠지든, 안 사서 10만큼 못 벌든, 지갑에 남는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마음이 느끼는 무게는 전혀 달라요.
왜 그럴까요. 내가 직접 버튼을 눌러서 생긴 손해는 '내가 저지른 일'로 남기 때문이에요. 반면 아무것도 안 해서 놓친 기회는 '그냥 일어난 일'처럼 흐릿하게 지나가요. 사람은 후자보다 전자를 훨씬 아프게 기억해요. 그래서 무서운 건 손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손해가 '내가 고른 선택 탓'이라는 꼬리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