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회사를 이름 하나로 불러요. 그리고 그 이름 아래 '매출 얼마, 이익 얼마'라는 합쳐진 숫자 하나로 이해해요. 편하니까요.
그런데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이 습관이 사실을 흐려요. 큰 회사 안에는 대개 성격이 전혀 다른 여러 사업이 함께 굴러가거든요. 어떤 회사는 가전도 팔고 반도체도 만들고, 어떤 회사는 검색 광고도 하고 클라우드도 하고 기기도 팔아요. 이 다른 사업들의 성적을 하나로 합쳐 버리면, 안에서 벌어지는 진짜 이야기가 평균 뒤로 숨어요. 오늘은 그 덩어리를 갈라 보는 방법 이야기예요.
합쳐진 숫자의 위험을 예로 볼게요. 가상의 한 회사가 두 가지 사업을 한다고 해 봐요. 오래된 가전 사업과, 새로 키우는 클라우드 사업이에요.
어느 해, 회사 전체 매출이 지난해와 거의 같았다고 해 봐요. 겉으로는 '제자리걸음'이에요. 별일 없어 보이죠. 그런데 속을 갈라 보니, 가전 사업은 크게 줄었고 클라우드 사업이 그만큼 크게 늘어서 서로 상쇄돼 전체가 제자리처럼 보인 것이었어요.
합친 숫자만 보면 '변화 없음'이지만, 속은 한쪽이 무너지고 한쪽이 치솟는 격변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예요. 평균은 이렇게 서로 반대인 두 움직임을 지워 버려요. 회사의 진짜 이야기가 평균 뒤에 숨는 순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