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상장했다'고 말할 때, 그 회사는 정식 거래소라는 무대에 오른 거예요. 그런데 이 무대는 아무나 오르지 못해요.
거래소마다 관문이 있어요.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이어야 하고, 재무 상태나 주주 수 같은 기준을 넘어야 하고,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실적과 사업 내용을 공개해야 해요. 이 관문을 통과했다는 건, 최소한의 검증을 거쳤다는 뜻이에요. 관문이 안전을 완벽히 보장하진 않지만, '일정 수준 이상은 갖췄다'는 신호는 돼요.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자격증인 셈이에요.
무대에 오르지 못했거나 오르지 않은 주식들이 거래되는 자리가 따로 있어요. 장외 시장이에요. 흔히 OTC라고 불러요.
여기는 문턱이 훨씬 낮아요. 거래소의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하지 않아도 사고팔 수 있어요. 이제 막 크는 작은 회사, 규모가 작아 무대에 못 오른 회사, 사정이 생겨 무대에서 내려온 회사가 여기 섞여 있어요.
문턱이 낮다는 게 곧 나쁘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관문을 덜 거쳤다는 건, 회사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적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검증의 그물이 성긴 자리라, 좋은 회사와 위태로운 회사가 같은 골목에 뒤섞이기 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