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입은 옷 한 벌이 매장 옷걸이에 걸리기까지, 사실 여러 손을 거쳐요. 공장이 만들어서 도매상에 넘기고, 도매상은 유통사에 넘기고, 유통사는 매장에 넘겨요. 그리고 매장이 저에게 팔죠.
손을 거칠 때마다 각자 조금씩 값을 붙여요. 그래야 그 단계가 먹고사니까요. 그래서 공장에서 나온 값과 제가 지불하는 값 사이엔, 여러 사람의 몫이 켜켜이 쌓여 있어요. 이 켜켜이 쌓인 몫을 '유통 마진'이라고 불러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에요.
가상의 옷 한 벌을 놓고 값을 쪼개 볼게요. 제가 10만 원에 샀다고 해 봐요.
이 10만 원 안에는 공장이 만드는 데 든 값, 도매상 몫, 유통사 몫, 매장 몫, 그리고 매장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까지 다 들어 있어요. 브랜드가 실제로 '만드는 데' 쓴 돈은 그중 일부일 뿐이에요.
그런데 만약 브랜드가 도매상도, 유통사도, 매장도 거치지 않고 저에게 곧장 판다면요. 중간에 붙던 몫들이 사라져요. 브랜드는 그 사라진 자리만큼을 둘로 나눌 수 있어요. 값을 내려 소비자에게 돌려주거나, 자기가 더 가져가거나. 직접판매(DTC·direct-to-consumer)의 첫 번째 계산은 여기서 시작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