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실험이 있어요. 한 손은 뜨거운 물에, 다른 손은 찬물에 잠깐 담가요. 그다음 두 손을 함께 미지근한 물에 넣으면, 뜨거운 물에 있던 손은 차게, 찬물에 있던 손은 따뜻하게 느껴요. 미지근한 물은 하나인데 두 손이 다르게 느끼는 거예요.
왜 이럴까요. 우리 감각은 절대 온도를 재는 온도계가 아니라, '방금 겪은 것과 견줘서' 지금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바로 앞에 무엇이 있었느냐가 지금의 느낌을 좌우하죠. 이렇게 옆에 놓인 것과 견줘 대상이 달라 보이는 걸 대비효과(contrast effect)라고 불러요. 오늘은 이 대비효과가 주식 값의 감각을 어떻게 흔드는지 볼게요.
가상의 장면을 하나 그려 볼게요. 어떤 종목이 한 주에 8만 원이에요. 이 값이 싼지 비싼지, 그것만 놓고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죠.
그런데 바로 옆에 얼마 전까지 20만 원이었다가 지금 3만 원으로 폭삭 주저앉은 종목이 놓여 있다고 해 봐요. 그 처참한 그래프를 보고 나서 8만 원짜리로 눈을 옮기면, 어딘가 든든하고 멀쩡해 보여요. "저기 비하면 이건 양반이네" 하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옆 종목이 폭락했다는 사실은 8만 원짜리 회사의 값어치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 회사의 사업도, 벌이도, 앞날도 옆 종목 때문에 좋아진 게 하나도 없죠. 달라진 건 오직 내 눈에 비친 '느낌'뿐이에요. 폭락주라는 어두운 배경 덕에 8만 원짜리가 상대적으로 밝아 보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