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대개 얌전한 자산으로 알려져 있어요. 정해진 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받는, 조용한 약속이니까요. 그런데 금리 뉴스가 뜨면 이 조용한 자산도 값이 움직여요.
재미있는 건 반응의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점이에요. 똑같이 '금리 인상' 소식인데 어떤 채권은 값이 눈에 띄게 빠지고, 어떤 채권은 거의 표시도 안 나요. 마치 같은 바람에 어떤 나무는 크게 휘고 어떤 나무는 살짝 흔들리는 것 같아요. 이 반응의 크기를 미리 가늠하게 해 주는 숫자가 있어요. 그게 오늘의 주제예요.
채권은 미래에 돈을 받는 약속이에요. 이자는 중간중간, 원금은 만기에 돌려받죠. 여기서 핵심 질문 하나. 그 돈을 얼마나 먼 미래에 받나요?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돈'일수록 지금 값어치가 더 많이 깎여요. 저 멀리 있는 돈은 지금으로 끌어오는 길이 길어서, 금리라는 바람을 더 오래 맞거든요. 그래서 돈을 받을 시점이 먼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크게 흔들려요. 이 '돈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멀리 있는가'를 시간으로 요약한 눈금이 바로 듀레이션(duration)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