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이런 일을 겪어요. 어제 십만 원이던 항공권이 오늘 보니 십오만 원이에요. 며칠 뒤엔 다시 내려가 있기도 하고요.
택시도 그래요. 평소엔 괜찮은데, 비 오는 밤이나 사람이 몰리는 시간엔 값이 훌쩍 뛰어요. 호텔 방값도 성수기엔 두세 배가 되죠.
똑같은 좌석, 똑같은 방, 똑같은 거리인데 값만 오르락내리락해요. 가게에서 파는 물건은 대개 가격표가 고정돼 있는데, 왜 이런 것들은 값이 살아 움직일까요. 오늘은 그 뒤에서 돌아가는 계산을 들여다볼게요.
비밀의 실마리는 이 상품들의 특이한 성질에 있어요. 비행기 좌석, 호텔 방, 지금 이 순간의 택시는 '때를 놓치면 그냥 사라지는' 것들이에요.
오늘 밤 빈 채로 뜬 비행기 좌석은 내일 다시 팔 수 없어요. 그 순간이 지나면 값어치가 0이 돼 버려요. 마트의 통조림처럼 안 팔리면 내일 다시 진열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이런 장사를 하는 회사엔 숙제가 하나 생겨요. 사라지기 전에, 남은 자리를 가장 좋은 값에 채워야 한다는 숙제예요. 너무 비싸게 불러 자리를 빈 채로 날려도 손해, 너무 싸게 팔아 더 받을 수 있었던 걸 놓쳐도 손해.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순간순간 해내야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