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거래소를 '주식을 파는 곳'으로 어렴풋이 떠올려요. 그런데 거래소는 주식을 사지도 팔지도 않아요. 재고로 쌓아 둔 주식이 한 주도 없어요.
거래소가 하는 일은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에요. 팔 사람과 살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넓고 공정한 장터를 열어 주고, 거기서 값이 정직하게 매겨지도록 규칙을 세우고 지켜요. 시장이 무너지면 큰돈을 잃는 건 거래소가 아니라 주식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에요. 거래소는 장터를 연 대가를 받을 뿐이죠. 그럼 그 대가는 어디서 나올까요. 지갑을 열어 보면 칸이 세 개예요.
회사가 주식시장에 처음 이름을 올리는 걸 상장이라고 해요. 아무 회사나 장터에 좌판을 펼 순 없어요. 규모·회계·투명성 같은 문턱을 넘어야 하고, 그 심사와 등록을 거래소가 맡아요.
그 대가로 거래소는 상장하는 회사에서 수수료를 받아요. 처음 이름을 올릴 때 한 번, 그리고 좌판을 유지하는 동안 해마다 얼마씩요. 이건 장터에 몇 개의 좌판이 들어와 있느냐에 달린 몫이에요. 새 회사가 줄지어 상장하는 호황기엔 이 칸이 두둑해지고, 상장이 뜸한 시기엔 얇아져요. 세 칸 중에선 경기 분위기를 가장 많이 타는 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