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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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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나으면매출도 함께끝나 버려요

완치가 매출을 지우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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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의 오랜 돈줄은 '매일·매달 먹는 약'이었어요. 환자가 계속 사 주니 매출이 반복됐죠. 그런데 한 번의 치료로 병의 뿌리를 고치는 유전자 치료제가 나오면, 이상한 일이 벌어져요. 환자가 나을수록 다시 살 약이 없어지는 거예요. 완치라는 좋은 소식이 어떻게 사업모델을 흔드는지, 오늘 그 역설을 풀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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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의 돈줄은 '반복'이었어요

제약회사가 오래 기대 온 돈 버는 방식이 있어요. 매일·매달 먹어야 하는 약이에요.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병을 '관리'하는 약은, 낫는 게 아니라 다스리는 거예요. 그래서 환자는 진단을 받은 뒤로 몇 년, 길게는 평생을 사서 먹어요. 회사 입장에선 한 번 처방이 시작되면 매출이 오래오래 반복돼요. 이걸 반복 매출(recurring revenue), 계속 되풀이되는 수입이라고 불러요.

이 반복이 제약 사업의 든든한 뿌리였어요. 개발엔 돈이 많이 들지만, 일단 팔리기 시작하면 같은 약이 해마다 팔리니 그 돈을 회수할 시간이 있었거든요. '한 번 만들어 오래 되판다'는 안정된 구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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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뿌리를 자르는 치료제

이제 성격이 전혀 다른 치료제가 등장해요. 유전자 치료제예요.

관리약이 증상을 눌러 준다면, 유전자 치료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곳을 한 번에 손봐서 뿌리부터 고치는 걸 노려요. 잘되면 딱 한 번의 치료로 오래, 혹은 평생 효과가 이어질 수 있어요.

환자에겐 꿈 같은 소식이에요. 그런데 회사의 매출 장부에선 묘한 일이 벌어져요. 환자가 나아 버리면 다시 살 약이 없거든요. 매달 반복되던 매출이 '한 번'으로 끝나요. 병을 잘 고칠수록 그 병으로 벌 돈이 사라지는, 사업으로 보면 참 얄궂은 구조예요. 잘 파는 게 곧 시장을 스스로 줄이는 일이 되는 거죠.

'평생 값'을 한 번에 받는다는 것
그럼 회사는 이 약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요. 여기서 값 매기는 방식이 뒤집혀요. 관리약은 값을 잘게 쪼개 오래 나눠 받았어요. 한 알 한 알의 값이 세월에 걸쳐…
그래서 값의 구조를 다시 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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