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종이 두 장이 놓여 있다고 해 봐요. 왼쪽 종이는 '확실하게 5천 원을 드려요'라고 적혀 있어요. 오른쪽 종이는 '천 번에 한 번 500만 원, 나머지는 꽝'이에요.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두 종이의 기대값은 비슷하게 맞춰 놨어요. 그런데 사람들에게 고르라고 하면, 확실한 5천 원보다 오른쪽의 '한 방'에 손이 가는 경우가 꽤 많아요. 작은 확률에 걸린 큰 숫자가, 실제 확률보다 훨씬 크게 마음을 잡아당기거든요. 오늘 따라가 볼 건 바로 이 잡아당김이에요.
사람의 머릿속 확률은 실제 확률과 다르게 움직여요. 특히 아주 낮은 확률 앞에서 그래요.
'천 번에 한 번'은 사실상 거의 안 일어나는 일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이걸 '0'으로 두지 못하고, '그래도 혹시'라며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 느껴요. 그 부풀린 자리에 '500만 원'이라는 그림이 얹히면, 낮은 확률은 뒤로 밀리고 큰 보상만 눈앞에 커져요.
반대로 '높은 확률로 조금 잃는 일'은 잘 안 무서워해요. '싼 주식이니까 잃어도 얼마 안 돼'라는 생각이 손실을 작게 보이게 만들죠. 낮은 당첨 확률은 부풀리고, 잦은 손실은 축소하는 두 방향의 어긋남이 함께 일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