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얘기부터 시작할게요. 주식 거래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만나야 성립해요. 내가 사려면, 바로 그 순간 팔려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어야 하죠.
그런데 사람들의 사자·팔자 타이밍이 늘 딱딱 맞을 리 없어요. 내가 사고 싶을 때 마침 팔려는 사람이 없으면, 나는 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반대로 팔고 싶은데 살 사람이 없으면 내 주식은 팔리지 않고 묶여요.
거래가 뜸한 종목에선 실제로 이런 일이 생겨요. 사자·팔자가 서로를 못 만나 거래가 뚝뚝 끊기죠. 그러면 값도 크게 튀고요. 시장이 매끄럽게 돌아가려면, 사람들의 엇갈리는 타이밍 사이를 메워 줄 누군가가 필요해요.
그 자리를 메우는 존재가 마켓메이커예요. 우리말로 옮기면 '시장을 만드는 자'인데, 하는 일을 보면 이름값을 해요.
마켓메이커는 특정 종목에 대해 늘 사자 값과 팔자 값을 동시에 내걸어 둬요. "나는 이 값이면 사겠고, 저 값이면 팔겠다"를 항상 열어 두는 거죠. 그래서 내가 지금 팔고 싶으면 마켓메이커가 사 주고, 사고 싶으면 마켓메이커가 팔아 줘요.
다른 개인 매수자·매도자가 그 순간 없어도 괜찮은 이유가 여기 있어요. 마켓메이커가 항상 양쪽에 서서 거래 상대가 되어 주니까요. 내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곧바로 체결되는 편안함의 뒤편엔, 이렇게 늘 자리를 지키는 상대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