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한 편을 떠올려 볼게요. 배우, 촬영, 세트, 후반 작업까지 만드는 데 큰돈이 들어요. 이 돈은 대부분 만드는 그해에 실제로 회사 통장에서 빠져나가요.
그러면 회사 장부에도 그해에 이 돈이 몽땅 '비용'으로 잡힐 것 같죠. 그런데 안 그래요. 통장에서 돈이 나간 것과, 장부에 비용으로 적는 것은 별개거든요. 왜 이 둘이 갈라질까요. 여기서부터가 오늘 이야기예요.
이유는 이래요. 드라마는 한 번 만들면 사라지지 않아요. 올해도 틀고, 내년에도 틀고, 몇 년 뒤에도 누군가는 봐요. 즉 이 작품은 회사가 앞으로 계속 써먹을 재산으로 남아요.
회계엔 이런 원칙이 있어요. 여러 해에 걸쳐 회사에 도움을 주는 것에 쓴 돈은, 그 도움을 받는 기간에 나눠서 비용으로 적자는 거예요. 건물을 한 채 지으면 그 값을 짓는 해에 다 털지 않고 오래 쓰는 동안 조금씩 비용으로 잡는 것처럼요. 드라마도 마찬가지예요. 여러 해 볼 작품이니, 그 값도 여러 해에 나눠 털어요. 이렇게 나눠 터는 걸 상각이라고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