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계약할 때 예약금을 걸어 본 적 있을 거예요. 마음에 드는 집에 얼마를 걸어 두면, 정해진 날까지 '내가 이 집을 그 값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생겨요. 그사이에 마음이 바뀌면 예약금만 포기하고 안 사도 되고요.
여기 묘한 지점이 있어요. 우리는 아직 집을 산 게 아니에요. '살지 말지 정할 권리'를 산 거예요. 걸어 둔 예약금은 그 권리의 값이고요. 옵션은 이 예약금의 논리를 주식·지수 같은 자산에 그대로 옮겨 온 거예요. 물건이 아니라 '살 권리' 또는 '팔 권리'를 사고파는 계약, 그게 옵션이에요.
옵션의 핵심은 딱 한 단어예요. 권리.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는 점이 전부라고 해도 좋아요.
예를 들어 볼게요. 어떤 주식을 석 달 뒤에 '1만 원에 살 권리'를 담은 옵션을 가졌다고 해 봐요. 석 달 뒤 주가가 1만 5천 원이 됐어요. 그럼 권리를 써서 1만 원에 사면 이득이죠. 반대로 주가가 8천 원으로 떨어졌어요. 그럼 굳이 1만 원에 살 이유가 없어요. 권리를 안 쓰고 그냥 버리면 돼요.
이게 '권리'의 힘이에요. 유리하면 쓰고, 불리하면 안 써도 돼요. 만약 이게 '반드시 1만 원에 사야 하는 의무'였다면, 주가가 8천 원일 때 억지로 비싸게 사야 했겠죠. 권리는 나에게 선택지를 주고, 의무는 나를 묶어요. 옵션은 이 중 권리 쪽을 사고파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