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업무 프로그램을 회사 전체에 도입하는 건 큰일이에요. 결정권자를 설득하고, 예산을 따고, 수천 명이 쓰던 방식을 한꺼번에 바꿔야 하죠. 파는 쪽에서도 이런 대형 계약은 성사되기까지 오래 걸리고, 어그러지면 크게 무너져요.
그래서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는 처음부터 큰 문을 두드리지 않아요. 대신 작은 옆문으로 들어가요. "딱 이 한 팀만 먼저 써 보세요. 인원도 몇 명, 값도 가볍게요." 거창한 결재도, 큰 예산도 필요 없어요. 씨앗 하나를 심는 것처럼 회사 안에 조용히 뿌리를 내리는 거예요.
이 첫 단계를 '발을 들여놓기'라고 불러 볼게요. 예를 들어 어느 회사의 디자인팀 다섯 명이 이 프로그램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 봐요.
이 시작은 파는 쪽에 당장 큰돈을 안겨 주진 않아요. 다섯 명 몫이면 소소하죠. 하지만 이 작은 시작에는 큰 값어치가 숨어 있어요. 일단 이 다섯 명이 매일 이 프로그램으로 일하기 시작하면, 그게 그들의 업무 습관이 돼요. 파일도, 작업 방식도, 손발 맞춘 흐름도 이 안에 쌓여요. 씨앗이 흙에 뿌리를 붙인 거예요. 이제 뽑아내기가 쉽지 않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