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장이 끝났어요. 그런데 저녁에 뉴스를 보니 어떤 종목이 크게 올랐대요. '장 끝났는데 어떻게?' 싶죠.
비밀은 정규장 앞뒤에 있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장'은 정해진 시간에 열리고 닫히지만, 그 앞과 뒤에도 사고팔 수 있는 시간이 있어요. 장 열리기 전을 장전, 장 닫힌 후를 장후라고 불러요. 시간외 거래라고도 하고요.
실적 발표는 보통 정규장이 끝난 뒤에 많이 나와요. 그러니 그 소식에 반응하는 첫 거래가 장후에서 벌어져요. 자고 일어나 정규장이 열리기 전, 밤사이 나온 소식에 반응하는 거래는 장전에서 벌어지고요.
그래서 '장 끝났는데 크게 올랐다'는 소식은 대개 이 어스름 시간의 이야기예요. 문제는 이 시간의 값을 정규장 값처럼 믿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여기엔 정규장과 다른 성질이 하나 있어요.
그 성질은 '참여자가 적다'는 거예요.
정규장엔 많은 사람이 붙어 있어요. 사려는 사람도 많고 팔려는 사람도 많죠. 그래서 누군가 좀 크게 사거나 팔아도, 반대편에 받아 줄 사람이 넉넉해 값이 크게 흔들리지 않아요. 두꺼운 방석 위에 앉으면 푹 꺼지지 않는 것처럼요.
장전·장후는 달라요. 참여자가 훨씬 적어요.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드물죠. 이런 시장을 '얇다'고 표현해요. 방석이 얇은 거예요.
방석이 얇으면 어떻게 될까요. 조금만 눌러도 바닥이 느껴져요. 얇은 시장에선 그리 크지 않은 주문 하나에도 값이 훌쩍 움직여요. 받아 줄 반대편이 적으니, 사려는 힘이 조금만 세도 값이 위로 튀고, 팔려는 힘이 조금만 세도 아래로 꺼져요.
같은 크기의 주문이라도, 두꺼운 정규장에선 잔물결이고 얇은 장전·장후에선 큰 파도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