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빌려주면 값을 받아요. 집을 빌려주면 월세를, 차를 빌려주면 대여료를 받죠. 그런데 주식도 그렇게 빌려주고 값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처음 들으면 좀 낯설어요.
주식은 '내 것'이라는 기록일 뿐인데 어떻게 빌려주냐고요. 여기서 열쇠는 이거예요. 세상엔 그 주식을 잠깐 손에 쥐어야만 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사려는 게 아니라, 어떤 이유로 '지금 당장 그 주식이 필요한' 사람이요. 그런 수요가 있으니, 안 쓰고 잠자는 주식을 잠깐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시장이 생겨요.
여기서 자연스러운 걱정이 들어요. "빌려주면 내 주식을 잃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빌려주는 동안에도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내가 그 주식의 주인이에요. 값이 오르면 그 이득은 내 것이고, 배당 같은 것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을 돌려받도록 짜여 있어요. 게다가 빌려 간 쪽은 담보를 맡겨야 하고, 내가 원할 때 돌려받을 수 있는 장치도 걸려 있어요.
그러니 대여는 '주식을 판다'와는 전혀 달라요. 소유의 알맹이는 내가 쥔 채로, 잠깐 자리를 빌려주고 수수료라는 덤을 얻는 일에 가까워요. 팔지 않고 계속 들고 갈 주식이라면, 그동안 놀리느니 작은 수익을 더하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