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장면을 본 적 있을 거예요. 어떤 회사가 실적을 냈는데, 뉴스엔 분명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나와요. 그런데 주가는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미지근하거나 빠져요. 좋은 성적을 냈다는데 반응은 정반대예요.
"예상을 넘었으면 좋은 거 아니야?" 하고 갸웃하게 되죠.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요.
여기엔 우리가 못 본 숫자가 하나 더 있어요. 뉴스에 적힌 '공식 예상' 말고, 시장이 속으로 부르던 또 다른 눈높이가 따로 있었던 거예요. 그 숨은 눈높이의 이름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위스퍼 넘버(whisper number)예요. '속삭이는 숫자'라는 뜻이죠.
회사엔 두 종류의 기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하나는 간판에 걸린 숫자예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모아 공식으로 집계한 값, 앞서 다룬 컨센서스가 이거예요. 뉴스에 '예상치'라고 나오는 게 이 간판 숫자죠.
그런데 간판 숫자는 여러 이유로 '보수적으로' 걸리는 경향이 있어요. 공식으로 이름을 걸고 내는 숫자라 지나치게 높게 부르기 부담스럽거든요. 그래서 시장 참여자들은 종종 이렇게 생각해요. "공식 예상은 100이라지만, 요즘 분위기를 보면 실제로는 그보다 더 잘 나올 것 같은데."
이렇게 간판 숫자보다 슬쩍 위(또는 아래)에서, 이름표 없이 시장에 떠도는 속엣 눈높이가 위스퍼 넘버예요. 공식 컨센서스가 100인데, 다들 속으로는 110쯤을 기대하고 있는 상태. 그 110이 위스퍼 넘버인 거죠.